사진을 잘 찍는 법은 노출, 구도, 후보정, 피사체 등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나 그 중 가장 중요한 요소는 구도이다. 좋은 구도로 잘 촬영하면 후보정이나 이후의 과정을 더해서 더욱 좋은 사진을 완성시킬 수 있다.
애시당초 구도부터 잘못된 사진은 이후의 과정이 좋다고 해도 살리기 힘들어진다. 크롭이나 트리밍(사진 잘라내기)과 같은 작업으로 구도를 보완하는 것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애초에 촬영할 때부터 좋은 구도로 촬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구도가 중요한 이유 : 구도 빼고 기기가 다 알아서 해 준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구도가 매우 중요한데 최근에 와서도 구도가 더더욱 중요한 이유는 구도 빼고는 모든 과정은 카메라 및 스마트폰이 알아서 해 주기 때문이다. 디지털 시대로 넘어오면서 여러 유저들이나 머신러닝 등 수많은 사진들의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자동모드가 가장 발전된 시대를 살고 있다.
때문에 어떤 촬영인지의 상황까지 판단하여 사람은 신경쓸 필요 없이 기기가 알아서 노출값 등을 정해서 최적의 결과물을 내도록 도와준다. 우리는 그저 셔터버튼이나 촬영 버튼만 누르면 될 뿐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기기가 간섭하지 못하는 부분은 바로 구도이다. 구도만 인간이 알아서 할 뿐, 나머지는 기기가 알아서 해 준다. 때문에 아무리 결과물이 좋아졌다 한들 누가 찍느냐에 따라 사진의 결과물은 천차만별이 된다.
그래서 사진고자 혹은 똥손이라는 별명까지 붙게 된 것이다.
구도 잡기에 앞서 한 가지 기억할 점 : 장애물을 최대한 피하자
왕따나무가 있다.
사진의 초보라면 그냥 왕따나무를 가운데 두고 촬영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 사진은 그냥 왕따나무 있는 곳에 왔다라는 인증샷 정도로 남게 될 것이다.
위 사진처럼 남들이 봤을 때 편안해지는 구도가 아닌, 아무도 공감 못하는 나만의 구도로 촬영하게 된다면 보는 이들의 마음도 편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우측의 아파트까지 같이 나왔으니 더더욱 뭔가 신경이 쓰이는 사진이다.
이 상황 이외에도 불필요한 요인들이 있다면 사진에 안 나오도록 최대한 배제하는 것이 좋다. 사진은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부분이 부각되도록 최대한 불필요한 요소는 빼고 심플하게 가는 것이 좋다.
심플 이즈 베스트!
우측에는 아파트가 보이기 때문에 이를 피해서 왕따나무를 우측으로 해서 3분할 구도로 놓게 되면 이전의 사진보다 훨씬 심신에 안정을 주는 사진이 되었다.
혹은 나는 왕따나무를 좌측에 두고 찍고 싶다 할 경우에는 세로 사진으로 느낌을 달리 해 줄 수도 있다.
하늘의 여백을 더 많이 줌으로 인해 더욱 시원하고 여백의 미가 살아나는 사진이 되었다.
구도의 기초, 3분할 구도
구도를 잡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지만 그 중 3분할 구도라고 하는 것은 말 그대로 화면의 상하좌우 3분할로 나눠서 프레이밍을 하는 것을 말한다.
위 사진처럼 피사체를 가운데 두고 찍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두 선분이 만나는 위치 혹은 3등분 지점에 피사체를 두고 촬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피사체를 찍느냐, 어떤 상황이냐에 따라 가운데에 두고 찍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모든 사진을 3분할 구도로 찍어야 된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가운데에 두고 찍으면 심심해지는 경우, 혹은 배경이나 여백의 미를 첨가하여 더욱 보는 이로 하여금 편안함을 주기 위해 3분할 구도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서대문 형무소의 감시탑으로 생각되는 곳을 촬영했다.
이 부분을 그냥 가운데에 두고 촬영했다면 심심하고 재미없는 사진, 그냥 감시탑을 담은 사진에 그쳤을 것이다.
게다가 좌측에 조금 보이는 부분까지 더해져서 뭔가 불균형인 느낌까지 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3분할 구도를 사용하여 감시탑을 좌측으로 옮기고 나머지 여백을 하늘로 채움으로서 높이감을 더해 주었고, 높은 감시탑에서 우측으로 형무소 내부를 감시할 수 있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스토리를 생각할 수 있는 사진이 되었다.
구도 하나만으로도 사진이 달라질 수 있다.
3분할 구도의 예시 사진들
사진은 많이 찍는 것도 중요하지만 많이 보는 것도 중요하다.
다음 몇 가지 예시들을 통해서 3분할 구도가 어떤 것인지 도움이 되길 바란다.
참나리꽃을 촬영했다.
꽃의 특성상 바닥을 향하는 느낌으로 피기 때문에 꽃의 시선(?)이 향하는 바닥에 더욱 여백을 주기 위해 좌측 상단에 꽃을 위치시켜 촬영했다. 사람의 시선이라든지 꽃이 핀 방향에 더 여백을 주는 편이 보다 안정적인 느낌을 준다.
물론 이것이 무조건적으로 모든 상황에 다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처럼 뭔가 답답한 느낌이라든지 긴장감을 주기 위해서는 오히려 역으로 시선이 향하는 반대편에 더욱 큰 여백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웬만한 상황에서는 시선이 향하는 곳에 여백을 주는 편이 안정감을 준다.
마찬가지로 장미꽃이 유독 인도 쪽으로 튀어나온 녀석들이 있었다.
이 녀석들도 꽃이 아래를 향하고 있었기 때문에 꽃이 바라보는 인도 쪽을 넓게 잡고 조리개 개방값으로 배경을 날림으로 해서 주 피사체를 부각시켰다.
아주 이때를 위해 촬영한 것 아니냐 싶을 정도로 너무 정직한 3분할 촬영이라 너무 민망스럽다.
다음은 해질녘 하늘의 노을과 비행기를 동시에 잡고자 촬영한 사진이다.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기 위해 태양은 하단 가운데 두고 비행기를 3분할 위치에 두려고 했다.
완벽하게 3분할 지점에 비행기 놓기는 실패했지만 어느 정도 의도는 공감했으리라 본다.
위 사진처럼 메인이 되는 피사체는 비행기이기 때문에 비행기의 구도를 최우선적으로 잡고 나머지를 그다음 순위로 해서 최적의 위치를 잡아 나갔다. 사진에 등장하는 모든 피사체를 원하는 위치에 두기란 힘들기 때문에 우선순위를 정해서 구도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비행기와 인천대교를 둘 다 잡기 위해서 짧은 시간에 애를 썼다.
비행기와 인천대교 모두 좌우 3분할 지점에 위치시켜 보았다.
두 마리 토끼를 잡아 보고자 욕심을 내다 보면 이도 저도 아닌 결과물이 나오게 된다.
본인 스스로는 나름 나쁘지 않다고 생각이 들긴 하지만 대중적으로 보면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기 때문에 차라리 비행기만 담든지, 인천대교만 담든지 해서 보다 안정적으로 심플하게 담는 것이 좋았을 것 같다.
비행기 따위는 포기하고 인천대교를 메인 피사체로 집중해서 촬영하는 편이 더 낫다.
인천대교가 꺾어지는 부분을 1/3 지점 끝으로, 멋진 다리 구조물 부분이 좌측하단 3분할 지점으로, 태양을 2/3 지점에 위치시켜서 촬영했다. 내가 움직여서 태양의 위치를 고쳐 잡거나 태양을 움직일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 상황을 고려해서 3분할 구도대로 촬영해 보았다.
태양의 위치가 그나마 저 지점에 내려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수고가 있었는데 사진은 이처럼 기다림의 미학이라고 하기도 한다.
이처럼 3분할 구도의 촬영은 가장 기초 중의 기초가 된다.
휴대폰 촬영 화면에서도 설정에서 3분할 그리드 설정으로 해서 촬영한다면 보다 쉽게 구도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사진 구도에 정답은 없지만 각종 미디어에 노출되어 살아가는 우리들은 대부분 사진이나 영상에 있어서 무의식적으로 안정적인 구도를 보는 눈을 가지고 있다. 고로 알게 모르게 우리의 눈은 굉장히 상향 평준화가 되어 있다.
때문에 조금만 벗어나도 왠지 불안감이나 불편함을 느끼기 때문에 남들과 공유하는 사진이라면 특히 구도에 신경 써서 촬영하는 것이 좋다.
사진 잘 찍는 법 첫 번째, 3분할 구도로 촬영하자!
사진 구도에 대해서 더 소개할 이야기들도 많고, 좋은 사진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도 많기 때문에 열심히 정리해서 이 시리즈를 이어 나가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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